국내에서 소 럼피스킨병이 처음 발생한 충남 지역뿐 아니라 경기 소재 농장에서도 잇따라 발병이 확인되는 등 발생 범위가 더 넓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2일 럼피스킨병 중앙사고수습본부 (중수본)에 따르면 지난 20일 충남 서산시 부석면의 한 한우농장에서 국내 첫 럼피스킨병 확진 사례가 나온 데 이어 전날에는 최초 발생 농가 인근의 젖소농장과 충남 당진시 신평면의 한우농장, 경기 평택시 청북읍의 젖소농장에서 추가 확진 사례가 보고됐다.
이날 오전에도 충남 서산시 부석면의 농장 세 곳과 태안군 이원면의 한우농장 한 곳, 경기 김포시 하성면과 평택시 포승읍 소재 젖소농장 확진 등 모두 6건의 사례가 확인됐다. 10월 24일 현재 7개 시․군 소재 17개 소 사육농장( 경기 7건(김포 2, 평택 3, 화성 2), 충남 7건(서산 5, 당진 1, 태안 1), 충북 1건 ) 에서 럼피스킨 병이 발생한 것이다.
이처럼 럼스킨병 확진 사례가 점차 증가하자 22일 중수본은 정황근 본부장(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주재로 회의를 열어 방역 관리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중수본은 확진 사례가 나온 지역 중심으로 추가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럼피스킨병 발생을 처음 확인한 지난 20일 위기 경보 단계를 최고 수위인 '심각' 단계로 높이고, 방역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 유입에 대비하여 사전에 백신을 비축 (54만 마리분)하고 긴급행동지침(SOP)을 제정하는 등 준비해 왔으며, 림프스킨병은 백신으로 방어할 수 있으므로 신속한 백신 접종과 백신 항체형성 (3주)을 거쳐 안정화될 때까지 차단방역 등 전국의 소(牛) 사육 농장의 방역관리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0 백신 접종
사전 비축 중인 백신 물량과 발생상황 등을 감안하여 10월 말까지 신속하게 방역대 내 소(牛) 사육 농장에 긴급 백신 접종을 완료할 계획이다. 또한, 백신 170만 마리 분을 11월 초까지 추가 도입하여 위험도가 높은 경기 ‧ 충남권 등의 모든 소(120만여 마리)에 대한 긴급 백신 접종할 계획이다.
0 매개체 방제
럼피스킨병의 주요 전파 요인인 모기 등 흡혈 곤충에 대한 농장과 그 주변 방제·소독을 위해 지자체, 농축협 등의 모든 가용자원을 총동원하여 집중 방제하고, 농가가 농장 내에 흡혈 곤충에 대한 방제를 철저히 하도록 지도․홍보한다.
0. 이동 제한 및 소독
전국 48시간 이동중지(10.20. 14시~10.22. 14시)는 종료하되, 추가 발생하고 있는 위험지역인 충남 ‧ 경기 ‧ 인천에 한해 일시이동중지(48시간)를 연장한다. 전국적으로 소독 차량 600여 대 등을 동원하여 일제 집중소독하고, 농장에서 축사 소독‧방제 등 차단방역 상황을 집중관리 한다.
0. 검사 및 예찰
방역대와 역학 농장에 대한 임상 및 정밀검사를 조속히 실시하고, 농가‧수의사의 조기 신고‧발견(임상증상 등)을 위한 교육‧홍보를 강화한다. 발생 후 2일 이내 임상검사 완료 후 주 1회 임상검사, 농장 내 전 두수 임상검사 후 임상증상 개체가 있는 경우 5두 정밀검사 실시한다.
0 수급 사항
이동 제한 등으로 일시적으로 한우 가격이 상승할 수 있지만 사육 마릿수 등을 고려할 때 수급이나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고 원유(原乳)의 가격결정 특성상 원유 및 우유 가격은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되며 수급 관리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다. 또 충남 소재 농장의 소 2만여 마리, 경기 소재 농장에서 사육 중인 소 3만3천여마리에 대해 백신을 접종하기로 했다.
중수본은 “ 럼피스킨병이 확산되지 않도록 소 농가에서는 살충제 살포 등 구충 작업, 농장 및 주변기구 소독을 철저히 하고, 의심축 발견 시 지체없이 가축방역관에게 신고하여 줄 것을 당부한다" 며 " 관계기관 및 지자체는 살처분, 검사, 백신접종 등 신속한 방역조치를 통해 확산 차단에 총력을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이날 "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방자치단체 등과 긴밀히 협력해 긴급행동지침에 따른 발생농장 사육 소 살처분, 이동통제, 검사·소독 등 초동 방역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전국한우협회는 지난 22일 전국 한우농가들에게 럼피스킨 병의 전국적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가축·시설출입차량 및 축산관련 종사자에 대한 일시 이동중지" 명령이 발령되었음을 알렸다. 해당 명령 및 제한조치는 가축 및 사람, 차량 등의 이동을 중지(제한)한 상태에서 일제 세척 및 소독함으로써 럼피스킨병 위험요인을 최대한 제거하기 위한 조치로 이를 적극 협조하여 이행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럼피스병은 지난 1929년 잠비아에서 최초 발견된 이후 수십년간 아프리카 지역의 풍토병으로 여겨졌지만, 지난 2010년대 들어 유럽, 아시아 국가 등으로 퍼져나갔다.
소가 럼피스킨병에 걸리면 고열과 함께 피부결절(단단한 혹) 등이 나타나고 체중이 감소하며, 불임, 유산 등 번식 문제가 나타나고 젖소는 우유 생산량이 절반 이하 수준으로 줄어든다.
이에 따라 농장에서 병이 확산하면 축산물 생산량이 급감해 경제적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국내에선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국내 농가에서 주로 기르는 한우와 젖소 홀스타인은 모두 럼피스킨병에 취약한 종으로 알려진 만큼 확산 범위에 따라 농가 피해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방역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농업환경뉴스 = 윤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