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포괄적· 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참여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져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등 농민단체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홍남기 기획재정부장관은 지난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를 주제하면서 CPTPP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달 말까지 부처간 입장 조율을 마무리하고, 11월 초 가입신청을 공식화 할 예정인 가운데, 다음달 초 대외경제장관 회의 안건으로 올릴 예정이라는 것이다. 2013년 가입 검토에 들어간 지 8년 만이다. 정부가 이처럼 포괄적 · 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참여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은 한국만 뒤쳐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CPTPP 가입 시 기 체결한 어떤 FTA(자유무역협정) 보다 우리 농업 부문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농민단체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CPTPP 가입 시 한국은 기존 11개 회원국 중 멕시코를 제외한 10개국과 이미 FTA를 체결한 데다 후발주자인 만큼 이전보다 높은 수준의 농산물 추가 개방과 기 체결 FTA의 빠른 관세 철폐 효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협상 과정에서 쌀 관세를 유지하는 대가로 호주에 8,400톤의 쌀 무관세 쿼터를 허용한 바 있으며, 우리나라가 일본 · 멕시코를 제외한 9개 회원국과 체결한 FTA의 농식품 시장 자율화율은 78.4%이나, CPTPP 회원국 평균 관세 철폐율은 96.3%에 달한 것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특히 SPS (동식물위생 · 검역)과 관련, 수입 허용 여부 평가 단위를 더욱 세분화(지역화→구획화)하고 있어 국내 농축산업에도 큰 피해가 우려된다. 그동안 병해충·가축질병 등을 근거로 수입을 규제해온 주요 생과실(사과, 배, 단감 등)과 신선 축산물의 수입 증가로 과수·축산 분야의 피해가 불가피 하다.
여기에다 지리적으로 인접하고 재배 품종까지 유사한 중국이 최근 가입을 표명함에 따라 그 피해가 배가 될 수 있다. 단순히 산업 경쟁력 약화에 그치지 않고 농축산업의 붕괴까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먹거리 주권 위협하는 CPTPP 가입 당장 철회’하라는 성명서를 통해 “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국회 비준을 앞두고 농촌 현장의 불안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전해진 소식에 농업계의 분노가 더욱 클 수밖에 없다”고 하면서 “ 농업부문 희생 전제로 한 정부의 대외경제정책 이제 중단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학구 한농연 회장은 “CPTPP 가입 선언 시 이를 ‘농업 포기 더 나아가 먹거리 주권 포기’로 간주하고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대정부 투쟁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며 “ 정부의 그릇된 농업 가치관을 바로잡기 위해 내년에 있을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그 책임을 반드시 따져 물을 것임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농업환경뉴스 = 윤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