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산분뇨 퇴액비의 활용도가 커지고 있다. 미국 · 이란 전쟁 여파로 무기질 비료 수급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가축분뇨 퇴액비를 활용하겠다는 정부의 정책 의지 때문이다.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성과를 낼지 의문이다. 가축분뇨 퇴액비 활용도 정책이 현장과 괴리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다.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실효성 있는 지원방안이 선행되지 않으면 이 방안은 ‘공염불’ 에 그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관행적인 고투입 농법의 지속과 가축 사육두수의 증가로 인해 토양, 수질, 생태계 등에 환경부하가 가중되고 있는 현실이다. 화학비료 사용량이 ‘21년 이후 감소 추세이나, ’24년 기준 233/ha로서 OECD 회원국 평균 130/ha 보다 약 1.8배 높다. 특히 OECD 회원국 중 토양 내 질소 수지 1위, 인수지 2위를 차지하며, ‘20년 OECD 국가 평균 대비 질소 4.3배, 인 4.6배 높은 수준이다. 대부분 농가는 토양검정 시비 처방 없이 관행적으로 시비하며, 화학비료를 많이 써야 생산량이 증가한다는 인식이 고투입 농업 지속으로 토양 양분수지 악화를 초래한 원인이다.
반면, 가축분뇨는 양분 과다 및 환경오염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사육두수 증가로 인해 최근 가축분뇨 발생량은 증가하고 있다. 축산시설 및 가축분뇨 발생량 증가에 따른 가축분뇨 처리시설 부족 및 적정 처리 미흡 등으로 악취 및 토양 수질 오염을 유발한 것이다. 토양의 이러한 환경부하 해법으로 경축순환 농업을 강조해 왔다.
오염원이 되는 가축분뇨를 자원화하여 화학비료를 대체하기 때문에 외부로부터의 양분유입에 의한 양분 과잉상태를 해소하고 농가 소득에 기여할 수 있다. 환경적 지속가능성에 기여하게 되고, 온실가스 감축 등에 대응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상지대학교 김수량 교수 연구팀이 ‘가축분뇨 액비화 공정의 품질 실태와 화학비료 대체에 따른 경제적 · 환경적 효과’ 를 실증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이러한 대체 효과가 높다는 것을 입증했다. 1ha 농경지에 수도작(벼)을 재배할 때 질소 100kg 공급을 기준으로 요소비료 대신 가축분뇨 액비를 살포할 경우, 경종농가는 비료 구매비용 23만9천1백30원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요소비료 생산·사용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와 비교할 때 2백33kg CO₂의 탄소저감 효과도 기대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가축분뇨 퇴액비 정책이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 총괄적이고 종합적인 정책 부재와 부처내, 부처간 입장 차이 조정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4년 정부 정책부터 경축순환 언급되었으나 가축분뇨 처리에 초점을 두었다. 화학비료 감축 정책이 일관되게 추진되지 못한 가운데 유기질비료 사용 지원 정책으로 양분 과다 초래하는 성과를 얻지 못했다.
특히 축산진흥을 담당하는 농식품부 (자원 활용)와 축산 환경규제를 담당하는 기후환경부 (분뇨관리)의 입장차가 상존하고 있다. 농식품부 내 경종(친환경농업과)과 축산(축산환경자원과) 정책 부서 간 정책 분절 상태뿐 아니라 농식품부와 농진청 내 비료정책부서와 축산환경부서의 입장차이가 발생하고 있어 규제해결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중동 사태 이후 무기질 비료 수급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정부의 축산분뇨 퇴액비 활용도 정책은 단기적으로 그냥 보여주기식 공염불 정책으로만 끝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6일 농림축산식품부 주관으로 열린 ’가축분뇨 퇴액비 활용 개선 논의 회의‘ 에서 이기홍 대한한돈협회장의 발언은 시사하는 봐가 크다. 정부의 가축분뇨 퇴·액비 정책이 현장 실정과 전혀 맞지 않아 경축 순환 농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호소했다.
비료 가격 폭등으로 농가가 어려운 시기에 가축분뇨가 진정한 대안이 되려면 ’농진청과 농식품부‘ 의 책임감 있는 규제 혁신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축산분뇨 퇴액비 활용도 정책이 정착하려면 부처간, 부 내부간 불합리한 규제가 무엇인가를 찾아내 해결해야만 현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애기다. 지금 당장 무기질 비료 수급 문제가 있다고 해 가축분뇨 퇴액비를 활용하겠다는 것은 보여 주기 식 전시 행정 정책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이번 계기를 통해 정부가 가축분뇨 및 경축순환농업에 대한 인식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 과거 미부숙 퇴액비 살포 경험 (피해)에 따른 부정적 인식을 극복하고, 퇴액비 품질에 대한 신뢰확보가 중요하다. 가축분뇨는 비용이 아니라 이익 (자원)이며, 환경이 허용하는 범위를 유지하기 위한 양분관리는 축산업의 필수조건암을 인식해야 한다.
가축분뇨 퇴 액비를 이용하는 경종농가에게 직불금을 지급, 농가 소득에 기여하고 경축순환농업을 활성화 해야 한다. 정부는 오는 ’30년 퇴액비의 공익적 가치 및 농가소득 등을 분석하여 경축순환 직불금 지급을 검토하겠다고 하지만 시기를 앞당기는 결단이 필요하다. 일본은 경종농가가 탄소저류효과가 높은 퇴비를 살포할 경우 10a당 4,400엔 지급하고 있는 현실을 간과해선 안된다. 아울러, 농업의 본질, 경종- 축산은 본래 하나이다. 단절이 아니라 순환, 가차가 아니라 상생, 경쟁이 아니라 협력을 할 상대이다. 경축순환 농업은 축산부문과 경종부문의 협업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농업환경뉴스 = 윤주이 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