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품연구원(원장 백현동, 이하 식품연)이 기존 약물을 활용하는 약물 재창출(drug repositioning) 전략을 통해 ‘니클로사마이드’가 노쇠를 완화하고 신체 기능 저하를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도출했다.
노화는 누구에게나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생리적 변화인 반면, 노쇠(frailty)는 나이가 들면서 신체 기능이 약해지고 질병에 취약해지는 상태이다. 노쇠는 건강한 노년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이므로 조기발견과 관리가 중요하나, 현재까지 노쇠 치료를 위한 약물이 없는 상황이다.
식품연 정창화 박사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에 시판되어 안전성이 입증된 약물을 새로운 질환의 치료에 활용하는 약물 재창출 전략에 주목했다. 그 결과 예쁜꼬마선충(C. elegans) 기반 고속 스크리닝 시스템을 통해 발굴한 FDA 승인 약물인 ‘니클로사마이드’가 노쇠 치료에 효과를 보일 수 있음을 새롭게 밝혀냈다.
니클로사마이드는 원래 촌충 감염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된 약물로, 오랜 사용을 통해 높은 안전성이 입증되었다. 또한 제조비용이 낮고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며, 최근에는 항바이러스, 항균, 항암 등 다양한 생리활성 기능이 밝혀지면서 여러 질환에서 활용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연구팀은 니클로사마이드가 실험용 예쁜꼬마선충의 수명을 연장하고, 노쇠 관련 특징들을 개선했으며, 노화 생쥐에서도 노쇠지표를 개선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특히 니클로사마이드는 노화로 인해 근육량이 감소한 생쥐의 대퇴
근, 비복근, 삼두근 등 주요 골격근에서 근육량을 유의미하게 회복시켰다.
또한 골격근 내 노화세포의 지표로 알려진 p16, p21, p53 유전자 발현을 감소시키고, 미토콘드리아 기능장애를 개선하여 에너지 대사 기능을 향상시켰다. 이러한 결과는 니클로사마이드가 노화로 인한 근기능 저하를 예방하고 대사기능을 증진하는데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니클로사마이드의 노쇠예방 기전(mechanism)으로는 노화로 인해 과활성화된 mTORC1 신호경로를 조절하여 근육단백질 분해를 유발하는 유비퀴틴-프로테아좀 시스템을 억제하고, 자가포식 플럭스(autophagy flux) 기능을 회복해 단백질 항상성(proteostasis) 유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는 다학제(multidisciplinary)분야의 국제적으로 권위있는 학술지 중 하나인 ‘Journal of Advanced Research (IF 13)’에 게재됐다.
식품기능연구본부장 정창화 박사는 “ 니클로사마이드의 노쇠예방 효과는 이번 연구를 통해 처음 확인된 것이다ㅇ다” 며, “노쇠를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제로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농업환경뉴스 = 김선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