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은 식후 혈당 상승 억제 효과가 우수한 잎 전용 고추 ‘원기2호’의 제품화를 확대해 침체한 고추산업에 새 활로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농진청에 따르면 고춧잎은 예부터 식후 혈당 상승 억제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왔다. 소장에서 탄수화물을 단당류로 분해 · 흡수하는 것을 억제하는 ‘알파 글루코시다아제 인히비터(AGI)’ 덕분이다. 이 물질의 관련 기전은 제2형 당뇨병 치료 의약품에도 활용되고 있다.
제2형 당뇨병(인슐린 비의존형)은 인슐린이 분비되기는 하지만 그 양이 충분하지 않거나 분비되는 인슐린이 정상적으로 사용되지 못해서 생기는 질환(인슐린 수용체 이상), 당뇨환자 중 90% 차지, 경구 혈당강하제와 인슐린 주사로 치료한다.
농촌진흥청은 이런 점에 주목해 2005년부터 850여 점의 고추 유전자원을 분석, 2020년 잎 전용 고추 ‘원기2호’를 개발했다.
농촌진흥청은 ‘원기2호’ 개발 전 2008년 ‘원기1호’를 개발하고, ‘원기2호’는 ‘원기1호’보다 AGI 활성이 3배 높다. ‘원기’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기능성 소재라는 의미를 담아 붙인다.
‘원기2호’ 고춧잎은 혈당 상승 억제(AGI) 활성이 74.8%로 일반 고춧잎보다 2~5배 높다. 동물 실험 결과, 공복 혈당은 13%, 혈장 인슐린 농도는 24% 감소하고, 인슐린 저항성 지표(QUICKI)는 3.8% 증가하는 등 11개 당뇨 관련 지표가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농촌진흥청은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원기2호’의 품종보호등록과 특허등록을 마치고 △지자체 농업기술센터를 통한 농가 시범재배 지원 △민간 종묘회사와 품종(통상실시) 계약 △가공업체 대상으로 특허 기술을 이전 중이다.
현재까지 ‘원기2호’ 품종은 8곳에, 특허 기술은 8개 업체에 이전을 완료했다. 특히, 산업체에서는 특허 기술을 바탕으로 환·분말 제품을 비롯한 고춧잎 차(음료), 누룽지 칩(과자), 국수, 두부 등 가공식품 10여 종을 상품화해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히고 있다. 참고로 ‘원기2’호의 고춧잎은 고온·건조한 조건에서도 혈당 상승 억제 활성이 유지돼 가공 적합성이 높다.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의 당뇨병 유병률은 14.8%에 달하고,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관련 의료비 부담이 사회 경제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 우리 고추산업은 고령화와 재배 면적 감소로 15년 새 재배 면적이 39.5% 넘게 줄어 침체기를 겪고 있다.
‘원기2호’ 제품화 확대는 일상적인 채소 섭취를 통해 혈당 관리를 돕는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한 점에 의미가 있다. 부산물로만 여겨지던 고춧잎을 고부가가치 원료로 전환함으로써 최근 경영 여건이 어려운 고추산업에도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모형(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김대현 원장은 “‘원기2호’는 버려지던 고춧잎의 가치를 재발견해 국민 건강과 농가 소득을 함께 생각한 연구 결과물이다” 며, “디지털 육종 기반 기술로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는 기능성 채소 품종을 신속하게 개발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연구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농업환경뉴스 = 윤준희 기자)
